가을(2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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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 은평구
2019.10.21 -
가을 탓
가을이다. 상투적인 가을이 돌아왔다. 하늘은 파랗고 햇빛은 따가우며 바람은 서늘하고... etc. 이 상투성을 사랑하여 벌써부터 아쉽다. 남은 일생 동안 마주할 가을이 많아봐야 80번 정도라는 게. 이 아쉬운 계절을 어떻게든 뇌리에 박히게끔 만들고 싶은지, 가을이 되면 나는 으레 무언갈 버리거나 무언갈 벌인다. 가령, 인간관계를 대폭 조정한다던지, 삶의 터전을 바꾼다던지,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일을 한다던지 ... 이번에는 퇴사를 한다. (결국!) 그리고 입사와 함께 벌여놓은 일들을 마무리하고나서,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것을 배우려 한다. 도시를 옮겨 이사도 할 예정이다. '무언가' 라고 했는데 '모든 걸' 바꾸는 느낌이 든다면, 맞다. 나는 다음 단계로 가고 싶어 지금 단계의 것들을 정리하는 중이..
2019.09.20